1890년대엔 백인만, 2025년엔 비장애인만 —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차별의 턱을 유지할 것인가: 차별당사자 200명, 김순석의 이름으로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접수하며
성명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07-31 16:44
조회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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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백인 전용 열차를 탔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호머 플레시는 2022년, 126년 만에 사면됐다. 미국에서 흑인들은 백인 전용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고, 같은 식당에도 함께 앉을 수 없었으며, 같은 버스에서도 자리를 나눠 앉아야 했다. 백인이 다니는 학교, 백인이 사는 구역—모든 것이 나뉘어 있었고, 그 경계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2025년 대한민국. 장애인은 오늘도 편의점에 들어가지 못한다. 50제곱미터 미만의 매장에는 턱이 있고, 화장실이 없으며, 경사로도 없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함께 물건을 사러 갈 수도, 카페에서 친구를 만날 수도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불법’이 아니다. 법이 그렇게 구분지었기 때문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바닥면적이 일정 규모 이하일 경우, 또는 건축 시기가 과거일 경우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이 “여기는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판 ‘백인 전용’ 표지판을 법이 직접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2024년 12월, 대한민국 대법원은 해당 법 조항이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그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된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국가가 오랜 기간 이 문제를 방치한 것은 입법 책임의 방기이며 위법이라며, 장애인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9조는 모든 건축물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당사국의 명백한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정부에 차별 조항 철폐를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준비 중인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계획에도 해당 차별 조항의 폐지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장애인의 접근권을 ‘기본권’이라 말하면서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모호한 입장만 내놓았다.
1984년, 장애인 김순석은 거리의 턱 하나 때문에 차도로 내려가 보행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거리의 턱을 없애 주십시오!”라는 마지막 절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는 ‘2025년의 김순석들’이 있다. 이들은 불법도 불사하며 거리의 턱을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다. 정부는 2106년이 되어서야 김순석을 사면할 것인가?
2025년 장애인등편의증진법의 차별 당사자인 김순석들 200명이 1차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한다. 정부는 ‘오늘의 김순석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의 바닥면적 기준 및 건축 시기 예외 조항을 즉각 폐지하라.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계획에 차별 조항 폐지 계획을 명시하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라.
‘접근할 수 없음’은 곧 ‘존재할 수 없음’이다. 흑인이 시민으로 존재할 수 없었던 시절. 120년이 지난 지금, 시민으로 존재할 수 없는 장애인은 오늘도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외친다.
2025.07.31.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담당 | 사무국(010-4744-65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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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자 | 2025.07.31.(목) |
제목 | [성명서] 1890년대엔 백인만, 2025년엔 비장애인만
—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차별의 턱을 유지할 것인가 : 차별당사자 200명, 김순석의 이름으로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접수하며 |
붙임자료 |

1890년대, 백인 전용 열차를 탔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호머 플레시는 2022년, 126년 만에 사면됐다. 미국에서 흑인들은 백인 전용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고, 같은 식당에도 함께 앉을 수 없었으며, 같은 버스에서도 자리를 나눠 앉아야 했다. 백인이 다니는 학교, 백인이 사는 구역—모든 것이 나뉘어 있었고, 그 경계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2025년 대한민국. 장애인은 오늘도 편의점에 들어가지 못한다. 50제곱미터 미만의 매장에는 턱이 있고, 화장실이 없으며, 경사로도 없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함께 물건을 사러 갈 수도, 카페에서 친구를 만날 수도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불법’이 아니다. 법이 그렇게 구분지었기 때문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바닥면적이 일정 규모 이하일 경우, 또는 건축 시기가 과거일 경우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이 “여기는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판 ‘백인 전용’ 표지판을 법이 직접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2024년 12월, 대한민국 대법원은 해당 법 조항이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그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된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국가가 오랜 기간 이 문제를 방치한 것은 입법 책임의 방기이며 위법이라며, 장애인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9조는 모든 건축물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당사국의 명백한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정부에 차별 조항 철폐를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준비 중인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계획에도 해당 차별 조항의 폐지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장애인의 접근권을 ‘기본권’이라 말하면서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모호한 입장만 내놓았다.
1984년, 장애인 김순석은 거리의 턱 하나 때문에 차도로 내려가 보행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거리의 턱을 없애 주십시오!”라는 마지막 절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는 ‘2025년의 김순석들’이 있다. 이들은 불법도 불사하며 거리의 턱을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다. 정부는 2106년이 되어서야 김순석을 사면할 것인가?
2025년 장애인등편의증진법의 차별 당사자인 김순석들 200명이 1차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한다. 정부는 ‘오늘의 김순석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의 바닥면적 기준 및 건축 시기 예외 조항을 즉각 폐지하라.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계획에 차별 조항 폐지 계획을 명시하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라.
‘접근할 수 없음’은 곧 ‘존재할 수 없음’이다. 흑인이 시민으로 존재할 수 없었던 시절. 120년이 지난 지금, 시민으로 존재할 수 없는 장애인은 오늘도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외친다.
2025.07.31.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